Chapter 22: 확장의 특명

나는 옥상 난간을 꽉 움켜쥐었다. 손바닥 아래의 생체 조직이 기분 좋게 요동쳤다. 내 발밑으로는 거대한 학교 건물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숨을 쉬고 있었다. 모녀 코어가 뿜어내는 푸수스한 파동은 내 신경계를 타고 흘러와 온몸을 자극했다. 이제 5km 반경 내의 모든 미세한 진동이 내 머릿속에 지도로 그려졌다. 방금 전 쥐새끼처럼 침입했던 자들을 처리한 뒤라 그런지 성취감이 전신을 감돌았다.

그때 지하 발바닥 깊은 곳에서부터 기이한 진동이 올라왔다. 방금 사육실로 보낸 침입자 리더에게서 시작된 반응이었다. 설비 담당 여직원들이 그를 생체 배터리로 개조하기 위해 인공 신경망에 연결하자마자 발생한 현상이었다. 남자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가진 생존에 대한 처절한 의지는 코어에 연결되자마자 예상치 못한 폭발력을 만들어냈다.

모녀 코어가 남자의 신경계와 공명하며 빛을 내기 시작했다. 옥상 중앙에 자리 잡은 푸른 고치가 평소보다 훨씬 강렬한 광채를 뿜었다. 나는 연결된 감각을 통해 학교 전체의 에너지가 급상승하는 것을 감지했다. 전력 수치가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다. 수력발전소에서 끌어온 전기와 코어 자체의 생체 에너지가 뒤섞여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렬한 에너지가 내 의식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몸 안의 혈관이 터져나갈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과잉된 에너지는 출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요새의 신경망이 타버리거나 모녀 코어가 자폭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는 즉시 이 에너지를 배출할 대상을 찾았다.

운동장에는 이미 정렬해 있던 수십 명의 여성 대원이 있었다. 원정군과 추적자 부대였다. 나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 의지는 모녀 코어를 거쳐 거대한 생체 파동으로 변환되었다. 옥상에서 뿜어져 나온 파란 빛의 파동이 운동장을 덮쳤다. 대원들은 갑작스러운 에너지 유입에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는 그들을 하나하나 관찰했다. 에너지는 단순히 그들의 신체를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침입자들이 가져온 차량과 무기에서 묻어난 기계적인 유전자 조작 기술이 내 생체 에너지와 결합하기 시작했다. 기묘한 융합이었다. 대원들의 팔과 다리 위에 형성된 생체 갑주 사이로 금속질의 차가운 광택이 솟아났다.

체육 특기생 위주로 구성된 원정군의 팔뚝에는 소형 레일건을 연상시키는 생체 포신이 돋아났다. 피부 아래에는 기계적인 회로와 신경 다발이 엉켜 흐르며 짙은 보랏빛 광원을 내뿜었다. 인간의 근육과 침입자들의 기계 기술, 그리고 나의 생체 조직이 하나로 합쳐진 하이브리드 무장이 구체화되었다.

한 여학생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달라진 팔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끝에는 예리한 합금 발톱이 자라나 있었고, 등 뒤에는 고압 전기를 방출하는 돌기들이 솟아 있었다. 그녀가 허공을 향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파란 불꽃이 튀며 공기를 갈랐다. 이전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정교한 힘이었다.

나는 운동장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폭주하던 에너지는 이제 이 여성 병기들의 몸 안으로 완벽하게 흡수되어 안정되었다. 그녀들은 이제 단순한 돌연변이가 아니었다. 기계의 정밀함과 생물체의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완벽한 살육 부대로 재탄생한 것이다.

지하 사육실의 남자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의 생명 에너지는 이제 요새의 든든한 연료가 되어 이 하이브리드 부대를 유지하는 근간이 되었다. 나는 다시 한번 신경망을 넓게 펼쳐 5km 경계 밖을 살폈다.

아까 침입자들이 왔던 방향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자 거대한 기지가 포착되었다. 무장 세력의 본거지였다. 그들은 여전히 학교를 노리며 추가 병력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적들이 이곳으로 발을 들이게 둘 생각이 없었다. 방어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정복할 차례였다.

나는 옥상 난간에서 뛰어내려 안개처럼 흩어지는 생체 파동을 타고 운동장에 내려앉았다. 강화된 대원들이 내 앞에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그녀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계적인 구동음과 맥동하는 생체 소리가 기분 좋게 섞여 들렸다.

"5km 경계 밖의 적진을 초토화해라."

나는 짧게 명령했다. 하이브리드 무장을 갖춘 그녀들의 눈빛이 붉게 번뜩였다. 그녀들은 대답 대신 무기를 점검하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나는 첫 번째 외부 정복을 선언하며 적들의 본거지를 가리켰다. 강화된 여성 군단은 지면을 박차고 전방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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