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9: 갈구하는 목소리
집무실 의자에 몸을 맡기고 감각의 확장을 즐기고 있었다. 거미줄망을 타고 들어오는 온 학교의 생체 신호가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졌다. 어떤 구역에서 누가 숨을 죽이고 있는지, 누가 두려움에 떨며 잠을 청하는지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알 수 있었다. 이런 전지전능한 감각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은 이것이 실재하는 권력임을 증명했다.
복도 끝에서 불협화음이 들렸다. 누군가 정해진 통행금지 시간을 어기고 본관 집무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거미줄망이 그 침입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내 뇌에 보고했다. 발소리는 거칠고 급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에너지를 추적했다. 앳된 체구의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경비대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어두운 구석만을 골라 이동하고 있었지만, 내 신경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집무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문을 두드리는 예의조차 잊은 채 뛰어 들어온 소녀는 숨을 헐떡이며 나를 응시했다. 1학년 인문계열의 민아였다. 그녀는 어제 옥상 고치 속으로 사라진 1학년 학부모 대표의 딸이었다. 민아의 얼굴은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고, 교복 셔츠는 여기저기 흐트러진 상태였다.
"선생님, 제발요. 우리 엄마 좀 내보내 주세요."
민아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공포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턱을 괴고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위험을 무릅썼을지 짐작이 갔다. 하지만 이미 생체 CPU가 된 그녀의 어머니를 돌려줄 방법은 없었다. 아니, 돌려줄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민아야, 밤이 늦었다. 기숙사로 돌아가야지."
나는 일부러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민아는 고개를 가차 없이 가로저으며 내 책상 앞까지 기어 왔다. 그녀는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렸다.
"옥상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려요. 엄마가 아프다고, 너무 춥다고 소리 지르는 게 제 머릿속에 다 들린단 말이에요. 선생님은 하실 수 있잖아요. 제발 엄마를 돌려주세요."
나는 민아가 느끼는 그 환청의 정체를 알았다. 거미줄망은 혈연관계에 있는 개체들 사이의 뇌파 공명을 더 민감하게 전달했다. 고치 속에 갇힌 어머니의 고통스러운 생체 신호가 민아의 잠재의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여 거미줄망의 신경 독소를 활성화했다.
보이지 않는 미세한 실들이 민아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나는 신경 신호를 조절하여 그녀의 근육을 강제로 통제하기 시작했다. 민아는 갑자기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끼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팔다리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닥에 비정상적으로 밀착되었다.
"보렴, 민아야. 네 어머니는 이제 이 학교를 지탱하는 거대한 심장이 되었단다. 그분이 계시기에 우리가 이 어둠 속에서도 불을 밝힐 수 있는 거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린 채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다. 내가 조절하는 신경 독소는 그녀의 신체 기능을 마비시키는 동시에 감각을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었다. 민아의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그녀는 억지로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보려 애썼다.
"하지만... 엄마가 죽어가고 있잖아요. 저렇게 고통받게 둘 순 없어요."
민아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고였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손길은 다정했지만, 내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민아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기로 했다. 이 아이의 절망감을 더 깊은 곳까지 몰아넣었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했다.
"어머니를 편하게 해주고 싶니? 그렇다면 네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민아는 내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를 구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나는 그녀를 구속하던 신경 독소를 살짝 늦춰주었다. 민아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뭐든 할게요. 제가 대신 고치에 들어갈까요? 아니면 다른 일을 하면 되나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창가로 데려갔다. 옥상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이 우리를 비추었다. 저 높은 곳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전력과 신경 신호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나는 민아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아니, 그런 육체적인 희생을 말하는 게 아니다. 네 어머니가 받게 될 고통을 네가 쾌락으로 상쇄시켜야 해. 네 생체 신호가 긍정적으로 변할수록, 연결된 어머니의 신경계도 안정을 찾게 될 거다."
민아는 내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직감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짚고 서서히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민아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는 거부할 수 있는 권력이 자신에게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민아를 데리고 옥상으로 향했다. 차가운 밤공기가 피부를 스쳤지만, 송전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때문에 옥상은 후끈거렸다. 거대한 고치 형상의 장치가 기괴한 맥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민아는 그 고치를 보자마자 달려가려 했지만, 내 손지에 다시 근육이 얼어붙었다.
"여기서 시작하자. 네 어머니가 바로 위에서 지켜보고 계신단다."
나는 송전탑 바로 아래, 끈적한 점액이 흘러나오는 바닥에 민아를 눕혔다. 그녀는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거대한 탑을 응시했다. 나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며 다시 신경망을 조율했다. 이번에는 고통이 아닌, 뇌의 쾌락 중추를 강제로 자극하는 신호를 보냈다.
민아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이성은 거부하고 있었지만, 강제로 주입된 신경 신호는 그녀의 몸을 달구어 놓았다. 나는 그녀의 순결을 가져가며 거미줄망의 출력을 최대로 높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으로 폭발적인 데이터가 밀려 들어왔다.
고치 속에 갇힌 학부모 대표의 뇌파가 급격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딸이 바로 아래에서 겪고 있는 상황이 감각 공유를 통해 그녀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고통스러운 비명에 가깝던 어머니의 신호가, 민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생체 에너지와 뒤섞이며 기묘한 화음을 만들어냈다.
민아는 눈을 감은 채 내 목에 팔을 감았다. 그녀는 이것이 어머니를 위한 일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절망 섞인 순종은 오히려 내 정복욕을 자극했다. 나는 민아의 신체를 탐하며 그녀의 감각을 극한까지 몰아붙였다.
송전탑의 푸른 빛이 이전보다 훨씬 더 밝고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모녀의 생체 신호가 공포와 쾌락이라는 상반된 감정으로 뒤섞여 거미줄망 전체에 막대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었다. 학교 전체가 이 기괴한 공명에 반응하듯 부르르 떨렸다.
나는 민아의 귓가에 들리는 어머니의 환청을 차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선명하게 전달해주었다. 민아는 울면서도 내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 그녀의 자발적인 굴복은 송전탑의 전압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다. 나는 이 피지배자들의 감정이 만들어내는 효율적인 에너지원에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아의 저항 의지는 마모되어 갔다. 그녀는 이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강제로 주입되는 쾌락의 파도에 휩쓸려 나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들어 올리게 했다. 그녀의 초점 없는 눈동자에 거대한 생체 송전탑이 비쳤다.
"보렴. 네 덕분에 어머니가 아주 안정적인 상태가 되셨다."
내 말은 사실이었다. 두 사람의 신경계가 완벽하게 동기화되자, 송전탑의 불규칙한 진동이 잦아들고 정교한 주파수를 내뿜기 시작했다. 학교를 감싸고 있던 방어막이 한층 더 두껍고 견고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민아의 몸 안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박동을 즐기며, 이 지배의 의식을 멈추지 않았다.
민아의 울음소리는 어느덧 잦아들고 기묘한 고양감 섞인 숨소리만이 옥상을 채웠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생체 부품으로 소모되는 현장 위에서 구원자인 나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척추를 따라 흐르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만지며, 이 제국이 얼마나 더 잔혹하고 아름답게 변모할 수 있을지 가늠해보았다.
송전탑 꼭대기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스파크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그 빛은 학교 운동장을 지나 숲 너머까지 뻗어 나갔다. 나는 민아의 떨리는 어깨를 감싸 쥔 채, 내 발아래에서 완성되어가는 새로운 질서의 짜릿함을 음미했다. 모녀의 유대는 이제 내 제국을 지탱하는 하나의 전선에 불과했다. 나는 민아의 입술을 거칠게 훔치며 다시 한번 그녀의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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