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그 자지가 밀려들어왔다
그날도 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터미널 지하로 향했다.
할머니는 감기로 집에 누워계셨고, 나는 일주일째 혼자였다. 그게 내게 면죄부를 줬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시간. 나는 자유로웠고, 그 자유는 언제나 같은 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지하 계단은 항상 어두웠다. 형광등 한두 개가 깜빡거리며 죽어가고 있었고, 복도 끝까지 걸어가는 동안 내 발소리만 메아리쳤다. 먼지 냄새. 오줌 냄새. 썩은 물 냄새. 평소 같으면 코 막고 도망쳤을 냄새들이 내겐 향수처럼 느껴졌다.
화장실 문은 무겁게 달려있었다. 밀자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나는 가방을 변기 옆에 내려놓고 문을 잠갔다. 손이 떨렸다. 항상 그랬다. 이 순간이 제일 설렜다. 옷을 벗기 시작하는 순간. 내가 평범한 여고생에서 변태 계집애로 변신하는 그 경계.
브라우스를 벗었다. 치마를 벗었다. 브래지어를 풀었다. 팬티까지 내려서 발목에서 벗어던졌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창백했다. 가슴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젖꼭지가 이미 서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좋았다. 내가 이렇게 섹시한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안경 쓰고 단정한 옷 입고 다니는 평범한 여고생. 근데 여기 서 있는 건 맨몸의 걸레년이었다.
나는 구멍 앞에 무릎을 꿇었다.
벽에 뚫린 그 구멍은 주먹만 했다. 반대편 변기 칸이 훤히 보였다. 평소에는 텅 빈 공간. 오늘도 텅 비어있었다. 나는 그 텅 빈 공간을 상대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내 목소리는 작게 울렸다.
"저 오늘 처음 왔어요... 잘 부탁드려요..."
손을 내밀어 구멍 속으로 밀어넣었다. 반대편까지 손이 닿았다. 차가운 벽 바닥. 나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마치 거기가 자지인 것처럼 움켜쥐는 시늉을 했다.
"아... 아저씨 자지... 커요..."
내 침이 입안에 고였다. 나는 손을 빼내고 구멍에 입을 갖다댔다. 혀로 구멍 가장자리를 핥았다. 더러운 걸 알았다. 근데 그게 더 흥분됐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이런 걸 했을까. 그 생각만으로도 젖었다.
나는 엉덩이를 들었다. 개처럼 네발기기 자세. 가슴이 바닥에 닿을락 말락. 나는 구멍을 향해 엉덤방이를 흔들었다.
"아저씨... 여기... 여기 박아주세요... 제 보지... 꽉 채워주세요..."
손가락을 내려 보지에 넣었다. 이미 흥건했다.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나는 신음했다. 진짜 신음. 연기가 아니었다.
"아... 으응... 좋아... 더..."
나는 손가락을 두 개 넣었다. 벌려서 늘렸다. 상상 속 자지가 들어올 준비를 하는 거다. 그 자지는 내가 상상하는 어떤 중년 남자의 자지였다. 냄새나는. 땀에 젖은. 내가 평소에 꿈꾸던 그런 자지.
그때였다.
반대편 칸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나는 얼어붙었다.
손가락이 보지 안에서 멈췄다. 숨도 쉬지 못했다. 누군가 있었다. 처음부터.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거기에 있었던 거다. 근데 나는 몰랐다. 내가 연기하고, 자위하고, 개처럼 엉덩이 흔드는 걸 전부 다 보고 있었다는 거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도망가야 했다. 옷을 주워 입고 뛰쳐나가야 했다. 근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무릎이 바닥에 붙어버린 것 같았다. 그 자세 그대로 얼음이 됐다.
반대편에서 무언가가 구멍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걸 봤다.
자지였다.
진짜.
진짜 자지가 구멍을 통해 내 쪽으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상상하던 그런 중년 남자의 자지가 아니었다. 더 젊고 더 단단해 보였다. 귀두가 번들거리고 이미 젖어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구멍을 통과했다.
나는 숨을 삼켰다.
이건 상상이 아니었다. 이건 현실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과 여기에 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부딪혔다. 트위터에서 봤던 그 모든 야한 영상들. 글로리홀에서 낯선 남자의 자지를 받는 여자들의 표정. 그게 바로 지금 내 앞에 있었다.
내 손이 움직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손이 뻗어나가 그 자지를 잡았다.
뜨거웠다. 살아있는 피부의 온도. 내 손바닥이 그걸 감싸자 힘차게 뛰는 맥박이 전해졌다. 나는 움켜쥐었다. 단단했다. 부러질 것처럼 단단했다.
"아..."
내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나는 그 자지를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구멍을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그러자 귀두가 내 얼굴 앞에 있었다. 코끝에 닿을 거리. 나는 혀를 내밀어 그 끝을 핥았다.
짜고, 약간 비릿했다.
나는 입을 벌려 그걸 물었다. 천천히 깊숙이. 내 입천장에 귀두가 닿았다. 나는 빨기 시작했다. 상상만 해왔던 그 동작을 실제로 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진짜 자지를. 낯선 사람의.
상대방이 숨을 거칠게 쉬는 소리가 들렸다. 벽 너머에서.
"그래... 잘 빨아..."
목소리였다. 남자 목소리. 젊어 보였다. 20대 중반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입이 자지로 가득 차서 말을 할 수 없었다. 대신 더 깊이 빨았다. 목구멍까지 넣으려고 애썼다. 침이 질질 흘러 턱을 타고 떨어졌다.
"처음이지? 이런 거."
그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난 아니야. 너 자주 보곤 했어."
무슨 말이지? 나는 잠시 멈췄다. 그런데 그의 손이 내 머리를 누르며 다시 빨라고 강요했다. 나는 저항하지 않았다. 순종했다.
"너 트위터 하는 거 나 알아."
그 말에 내 온몸이 경직됐다.
트위터. 내 얼굴 가린 야노 계정. 그걸 알고 있다는 건 내가 누군지 안다는 뜻이었다. 내가 평소에 올리던 사진들. 가슴에 '걸레'라고 적고 찍은 사진들. 변기 위에 올라가서 찍은 전신샷. 하관만 가린 채 가슴을 내민 사진들.
누군가 그걸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었다.
나는 자지에서 입을 뗐다. 침이 줄처럼 이어졌다. 내 목소리는 떨렸다.
"누... 누구세요?"
"걱정 마. 아무한테도 안 말할 거야."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위협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안심시키는 어조였다.
"그냥 궁금했어. 실제로 어떤 애인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벌거벗은 채로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내 비밀이 까발려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공포보다는 흥분이 더 컸다.
누군가 나를 봤다. 내 진짜 모습을. 그리고 여기까지 쫓아왔다.
그건 내가 가장 은밀히 바라던 환상이었다.
"계속해도 돼."
그가 말했다. 명령이 아니었다. 허락이었다.
나는 다시 자지를 입에 넣었다. 이번에는 더 적극적으로. 더 열정적으로. 내가 얼마나 잘 빨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진짜 걸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혀로 귀두를 핥고, 목구멍까지 밀어넣었다. 침이 질질 흘러내렸다. 나는 손으로 자지 밑동을 움켜쥐고 리듬을 맞췄다. 위아래로. 위아래로.
"아... 거의 다 왔어..."
그가 신음했다.
나는 속도를 높였다. 더 빠르게. 더 거칠게. 내 입은 완전히 그의 것이 됐다. 나는 그저 도구일 뿐이었다. 자지를 빨아주는 기계.
"싼다..."
그가 신음과 함께 골반을 밀어냈다. 정액이 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뜨거웠다.
많았다.
나는 삼켰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촉감이 이상했다. 약간 비리고, 약간 짰다. 나는 전부 삼켰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가 자지를 빼냈다. 내 입술이 마지막까지 감싸며 떨어졌다.
나는 숨을 헐떡였다.
반대편에서 바지 올리는 소리가 났다. 벨트 채우는 소리. 그리고 발소리가 문 쪽으로 옮겨갔다.
"재밌었어."
그가 짧게 말했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닫혔다.
나는 그 자세 그대로 주저앉았다.
온몸이 떨렸다. 무릎이 아팠다. 입안에 남은 그의 맛이 혀끝에 남아있었다. 나는 손으로 입을 닦았다. 근데 지워지지 않았다.
내 트위터를 봤다고? 나를 알고 있다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두려움과 흥분이 뒤섞였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손이 덜덜 떨려서 브래지어 걸쇠가 잘 잠기지 않았다.
가방을 집으려고 몸을 숙였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내가 흘린 침하고 먼지뿐.
나는 천천히 일어나 옷을 주워 입었다. 손이 덜덜 떨렸지만 에라 모르겠다 싶었다.
화장실을 나왔다. 복도는 여전히 어두웠다.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뒤에서 누군가 나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터미널 밖으로 나오자 햇빛이 눈을 찔렀다. 나는 눈을 찡그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버스에 올라탔다. 창밖으로 지하 터미널 입구가 점점 작아졌다.
집에 왔을 때 할머니는 여전히 주무시고 계셨다. 방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핸드폰을 꺼내 트위터에 로그인했다. 새로운 팔로워는 없었다. 다행인지 아쉬운지 모르겠다.
핸드폰을 침대에 던졌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 자지의 온도가 아직도 입술에 남아 있었다. 그 목소리.
그냥 한 번의 만남이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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