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새로운 조항
그다음 날 저녁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민혁이 퇴근하고 돌아와 샤워를 하고 거실에 나오니 서연이 식탁을 차리고 있었다. 볶음밥과 계란국, 상추겉절이. 평범한 집밥이었는데, 그 평범함이 어젯밤의 기억과 너무 멀어서 오히려 낯설었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식사를 했다. 서연이 먼저 말을 꺼냈고, 그 말은 회사 일에 관한 것이었다. 민혁도 그에 맞춰 대답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자연스러웠지만, 그 자연스러움이 연습된 것처럼 느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젯밤 그녀가 건넨 고백,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침묵의 무게가 여전히 식탁 위에 깔려 있었다.
밥을 다 먹고 민혁이 그릇을 정리하려 일어나려 할 때, 서연이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 소리가 식탁 위에서 작게 울렸다.
"도윤이 우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어 해."
민혁은 손에 든 그릇을 내려놓았다. 그릇 가장자리가 식탁에 닿으며 짧게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다.
"하룻밤?"
"응. 여기서 자고 가는 거."
서연이 식탁 아래 서랍에서 계약서가 든 흰 서류철을 꺼냈다. 그 서류철은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한 것이었다. 조항마다 줄이 그어지고, 밑줄이 쳐지고, 괄호 안에 주석이 달려 있었다. 민혁은 그 서류를 볼 때마다 처음에 그것을 만들던 날이 떠올랐다. 서연이 커피를 마시며 "이렇게 하면 우리 둘 다 괜찮을 것 같아"라고 말하던 그날. 그때 그는 웃으면서 "법적 효력 없는 계약서를 왜 쓰는 거야"라고 말했었는데, 지금은 그 계약서가 두 사람 사이의 방향을 정하는 지도가 되어 있었다.
민혁은 서류철을 받아 펼쳤다. 계약서의 조항들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최대 세 시간, 이틀의 휴식기, 유사시 어느 쪽이든 중단할 수 있는 권리. 서연이 말한 하룻밤은 그 어떤 조항에도 포함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세 시간을 넘어가면 계약 위반이고, 하룻밤이라는 것은 다음 날 아침까지를 의미했다.
"이건 계약서에 없는 조항이야."
민혁은 서류를 식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목소리를 차분하게 유지하려 애쓰는 중이었다. "최대 세 시간이라고 적혀 있잖아. 하룻밤은 그걸 넘는 거야."
"계약서는 우리가 만든 거잖아."
서연이 맞받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떤 변명도 없었다. "조항을 바꾸면 돼. 처음부터 우리가 정한 거니까."
"내가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해?"
민혁이 물었다. 그 질문은 공격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눌러서 뱉었는데, 이미 서연의 눈빛에는 답이 정해진 듯한 확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거절할 수 있어. 계약서에 그 권리도 적혀 있잖아."
서연이 말하고 식탁 위에 놓인 계약서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러고는 잠시 멈추어 민혁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네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지?"
민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연이 옳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어젯밤, 그가 그녀의 몸 위에서 느낀 것은 불안과 질투였지만, 동시에 그 안에 어떤 갈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가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중얼거렸던 말, "이게 시작이다"라는 그 말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그는 설레고 있었다.
"네가 지켜보는 게 아니라 참여하는 방식으로."
서연이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바닥이 식탁 위에서 민혁의 손등을 감쌌다. 온기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지난번에는 네가 뒤에 있었잖아. 네가 나가는 그 순간, 나는 네가 없다는 걸 알았어. 이번엔 계속 네가 거기 있어. 그게 내가 원하는 방식이야."
민혁은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가락과 손가락이 겹쳐진 그 사이로 계약서의 검은 글씨가 비쳤다. 그가 직접 적은 조항들. 세 시간, 휴식기, 중단 권리. 그 모든 것이 이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는 손을 빼지 않았다. 대신 그가 고개를 들어 서연을 바라보았다.
"하룻밤이라는 건, 그다음 날 아침까지라는 거지?"
"응."
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아침까지 우리 셋이 있는 거야. 그리고 나서 도윤이 떠나면, 우리가 남는 거고."
"그 사이에 우리 둘만의 시간은?"
"있을 거야. 도윤이 자는 동안에도, 그리고 그가 일어나기 전에도."
민혁은 계약서가 놓인 식탁을 바라보았다. 서류철의 가장자리가 조금 닳아 있었다. 두 사람이 자주 만지작거린 흔적이었다. 그 계약서는 그들의 결혼생활을 지탱하는 새로운 뼈대가 되어 있었는데, 지금 그 뼈대에 또 다른 마디가 추가되고 있었다.
민혁은 전날 밤을 떠올렸다. 침실 문틈으로 들어섰을 때 서연의 몸은 도윤의 손에 이미 달궈져 있었다. 도윤이 서연의 허리를 잡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들어가는 순간. 민혁은 그 장면을 보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정확히 말할 수 없었다. 분노가 먼저였을까, 흥분이 먼저였을까. 둘 사이의 경계는 너무 빨리 무너졌고, 그는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화장실로 빠져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는 것, 서연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그가 뒤에서 그저 지켜보는 자리가 아니라, 그녀의 앞에 서서 그녀의 몸을 직접 채우는 자리. 그 자리는 계약서에 적힌 어떤 조항보다 더 선명하게 그를 규정할 것이다.
민혁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 변화를 서연이 눈치챘다. 그녀가 그의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이번엔 네가 앞에 설 거야."
속삭이는 목소리였다. 방 안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아니라, 식탁과 식탁 사이에서 간신히 넘어오는 낮은 소리. 그 말이 민혁의 귀에 닿는 순간, 그는 이미 승낙하고 있었다. 왜냐고 묻지 않았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아는 것은, 서연이 말한 그 자리, 그녀의 앞에 서는 순간이 이미 그의 상상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그래."
민혁이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하자."
서연의 손이 그의 손을 한 번 더 감싼 후에야 놓아졌다. 그녀가 계약서를 다시 서류철에 넣고 서랍으로 돌려놓았다. 잠금장치가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들으며 민혁은, 그 계약서에 새로운 조항이 추가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느꼈다.
그 주말, 토요일 저녁 7시 50분. 민혁은 거실 소파에 앉아 시계를 바라보았다. 도윤이 도착하기 10분 전이었다. 서연은 침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방문이 닫힌 침실 안에서 가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도윤과 문자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민혁은 소파에 앉은 채 손바닥에 식은땀이 맺히는 것을 느꼈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그가 내내 거기에 서 있을 것이다. 세 시간이 아니라, 밤을 새우는 시간. 그는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이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였다.
8시 정각. 초인종이 울렸다.
민혁이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도윤이 서 있었다. 그는 지난번과 같은 옷차림은 아니었지만, 같은 인상을 남기는 얼굴이었다. 짧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어떤 예의처럼 보였다.
민혁이 도윤을 안으로 들였다. 서연이 침실에서 나와 거실로 걸어왔다. 그녀는 민트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지난번과 다른 색이었는데, 그 색이 오늘 밤의 분위기를 조금 더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밝지 않았다. 어떤 결심을 다진 사람의 눈이었다.
셋은 거실에서 잠시 마주 섰다. 도윤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저녁 먹었어요?"
음식 이야기. 그렇게 무해한 질문이 이 상황에서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다. 민혁도 웃으며 대답했다.
"먹었죠. 서연이 볶음밥을 해줬어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서연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는 방식이 자연스러웠다. 오랜 시간이 이미 그들 사이에 흐르고 있다는 듯이. 민혁은 그 눈빛을 보면서 어젯밤 서연이 말한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렸다. 십 년의 시간, 그 긴 침묵 속에서도 이어져 있었던 어떤 끈. 그 끈이 지금 이 거실까지 이어져 있다는 생각에 민혁은 숨을 고르게 쉬려 애썼다.
서연이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문을 향해 나아갔다. 도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민혁도.
세 사람이 침실로 들어섰다. 지난번에는 약속된 신호가 있었다. 서연이 도윤을 데리고 침실로 들어가고, 그다음에 민혁이 기다렸다가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신호가 없었다. 두 사람이 함께 침실 문을 열고, 함께 들어갔다.
침실 안은 조명이 어두웠다. 서연이 침대 옆 스탠드 하나만 켜두었다. 침대는 매끈하게 정리된 시트 위에 두 개의 베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서연의 원피스가 침대 가장자리에 걸쳐졌고, 그녀가 침대로 올라가 앉았다. 도윤이 그녀의 옆에 없이 침대 앞에 서 있었다. 민혁도 서 있었다.
잠시, 셋 다 말이 없었다. 서연이 고개를 들어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민혁은 그 시작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자신이 그 안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서연의 앞에 선다. 그가 그녀의 앞을 채운다. 그리고 도윤은 뒤에서, 그가 지난번에 서 있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역전된 자리. 그 자리가 어떤 느낌일지, 민혁은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서연이 보여준 확신이 그에게 용기를 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그 자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계약과 같았다. 그가 서명한 계약. 그가 이제 완수해야 하는 계약.
민혁이 천천히 침대로 걸어가 서연의 앞에 섰다. 도윤이 서연의 뒤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의 움직임이 방 안에서 교차하는 것 같았다. 서연의 시선이 민혁을 향했다. 그녀의 눈에 어떤 미소가 떠올랐다.
"이번엔 네가 여기 있네."
서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민혁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도윤이 그녀의 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밤이, 그들이 만든 계약서의 어느 조항보다 더 깊은 흔적을 남길 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민혁은 아직 알지 못했다. 다만 그는 이제 그 시간 속에 서 있었다. 처음으로, 어디로도 빠져나가지 않고.
민혁이 침대에 오르는 동안 도윤은 서연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두 사람 사이에 서연이 앉아 있었고, 그녀는 앞으로 몸을 기울여 베개 위에 팔을 짚었다. 원피스가 이미 벗겨져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녀의 맨살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하게 빛났다.
민혁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가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자 그녀의 보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어쩌면 도윤의 존재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이 상황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민혁의 손끝이 그녀의 보지를 스치자, 서연이 짧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 순간 도윤이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감쌌다.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똥꼬 주변을 더듬었고, 거기 무언가를 바르는 듯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미리 준비해 온 윤활제였다. 민혁은 그 장면을 바라보며, 도윤이 지난번에도 그렇게 했는지 궁금해했다. 그가 화장실로 빠져나가기 전까지의 순간, 도윤은 서연의 뒤를 천천히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서연이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도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천히."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벌리고, 자신의 성기를 그녀의 똥꼬에 맞댔다. 민혁은 앞에서 그가 밀어 들어가는 순간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 도윤의 아랫배가 서연의 엉덩이에 붙는 거리, 그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수록 서연의 등이 구부러졌다. 그녀의 손이 베개를 움켜쥐었다.
도윤의 성기는 컸다. 민혁은 그걸 지난번에 뒤에서 볼 때도 알아차렸지만, 이렇게 앞에서 그녀의 표정과 도윤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니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서연의 똥꼬가 조금씩 벌어지며 그 속으로 도윤의 성기가 들어갔다. 그 과정이 천천히, 그리고 길게 이어졌다.
서연이 짧게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는 고통과 쾌락의 경계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민혁은 그녀의 눈빛을 보려 했지만, 서연의 시선은 자신의 앞에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녀는 도윤이 들어오는 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고 있었다. 민혁은 그걸 알고 있었다. 지난번, 그가 뒤에서 도윤과 함께 들어갈 때 서연의 시선이 도윤에게 고정되어 있던 것을 기억했다. 그때는 그가 보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그가 보고 있다.
도윤이 끝까지 밀어 넣었을 때, 서연의 숨이 끊어졌다가 다시 흘러나왔다.
"넣었어."
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으로 베개 가장자리를 움켜쥐는 힘이 그 대답을 대신했다.
민혁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의 성기가 점점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질투는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는 그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들어가야 할 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윤이 서연의 똥꼬를 채우고, 민혁이 그녀의 앞을 채우는 그 순간.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의 몸 안에 들어가는 것은 계약서에 적힌 어떤 조항보다 선명한 약속이었다.
민혁이 서연의 허리를 잡아 자신 쪽으로 당겼다. 그녀의 보지가 그의 성기에 닿았고, 그는 천천히 밀어 넣었다. 서연의 안은 뜨겁고 촉촉했다. 도윤이 들어간 것과는 다른 자리, 그녀의 앞을 채우는 그 길. 민혁은 끝까지 들어간 순간, 그녀의 내부가 그의 성기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서연이 입술을 한 번 깨물었다.
"둘 다, 들어왔어."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어떤 단어들도 그 느낌을 전할 수 없을 것 같은 어조였다.
도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혁이 그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을 막는 게 어려웠다. 그는 서연의 허리를 잡은 채 그녀의 안에서 조금씩 움직였다. 하지만 서연이 먼저 반응한 것은 도윤의 움직임이었다.
도윤이 뒤에서 천천히 밀어 넣고 당기기 시작하자, 서연의 몸이 앞으로 조금씩 쏠렸다. 그녀의 똥꼬가 도윤의 성기를 감싸고 놓아주는 흐름이 반복될 때마다, 그녀의 보지도 함께 긴장하고 이완되는 것이 민혁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그녀가 도윤의 움직임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분명했다. 민혁이 앞에서 아무리 깊이 들어가도, 그녀의 몸이 가장 정확하게 반응하는 순간은 뒤에서 도윤이 자신을 깊이 밀어 넣는 그 순간이었다.
민혁은 그걸 보며 속도를 조절했다. 도윤이 뒤에서 밀어 넣는 순간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도윤이 미는 그 리듬에 자신의 움직임을 맞추는 것이 오히려 그가 그녀의 몸을 완전히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천천히 리듬을 관찰했다. 도윤이 한 번 밀어 넣을 때, 서연의 배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했다. 그 순간 민혁이 밀어 넣으면, 그녀의 몸이 두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되었다.
서연의 숨소리가 조금씩 거칠어졌다. 처음에는 이따금 새어 나오던 신음이 이제는 일정한 간격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민혁은 그 소리를 들으며, 그녀의 보지를 깊이 채우는 동시에 그녀의 똥꼬에 들어간 도윤의 움직임을 상상했다. 두 사람의 성기가 그녀의 몸에 그려내는 선은 어떤 기하학보다 정확했다.
도윤이 속도를 높였다. 처음의 천천히 들어오던 리듬이 조금씩 빨라지며 거칠어졌다. 도윤이 빠질 때마다 서연의 똥꼬가 붉게 벌어졌다가 다시 조여 들어왔다. 민혁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가 앞에서 보는 각도는 달랐지만, 도윤의 움직임이 서연의 몸에 남기는 흔적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서연의 허벅지를 따라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조명이 어두워서 처음에는 땀인 줄 알았는데, 빛이 비치는 각도에서 그것이 붉게 반짝였다. 피가 섞여 있는 액이었다. 도윤이 들어간 그 자리, 똥꼬 주변이 짓물러져 그 액이 서연의 허벅지를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
"피가 나."
민혁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은 서연에게 들리지 않았다. 도윤이 다시 깊이 밀어 넣을 때, 서연이 한 번에 열린 입술 사이로 짧게 비명을 뱉었기 때문이다. 그 소리는 단순한 신음이 아니라, 몸 안에서 튀어나온 무언가였다.
민혁은 그 피를 바라보며, 자신이 느껴야 할 감정을 가늠하려 애썼다. 두려움? 혐오? 하지만 그 대신 무엇인가가 그를 밀어붙였다. 도윤이 서연을 더 거칠게 밀어 넣을수록, 붉은 액이 더 진하게 흘러내릴수록, 민혁의 성기도 더 단단해졌다. 그는 그 모습이 낯설지만, 동시에 너무나 생생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민혁이 앞에서 리듬을 다시 잡았다. 도윤이 그때 그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민혁이 도윤의 속도를 따라가던 것이 이제는 거꾸로였다. 민혁이 앞에서 더 힘을 주어 밀어 넣자, 서연의 몸이 두 방향에서 압박되었다. 그녀의 살이 앞뒤로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민혁의 입술을 자극했다.
"더."
서연의 목소리가 섞였다.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에게 향한 것일 수도 있었다.
도윤이 그 말에 더 거칠게 움직였다. 그의 힘은 단단했고, 그가 밀어 넣을 때마다 서연의 똥꼬가 벌어지는 정도가 더 깊어졌다. 붉은 액이 바뀌는 속도로 흘러내렸고, 서연의 허벅지 사이에 작은 웅덩이가 지기 시작했다. 그 액이 시트에 닿아 어두운 얼룩이 번졌다.
민혁은 그 모습을 보며 앞을 더 격렬하게 채웠다. 도윤의 리듬에 자신의 리듬을 겹치는 것이 아니라, 그 리듬을 넘어서는 속도로 밀어 넣었다. 서연의 몸이 두 남자의 움직임에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그녀가 무언가를 움켜쥐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손이 민혁의 팔뚝을 감쌌다. 손톱이 피부에 닿는 아픔이 있었다. 그 아픔이 민혁에게 오히려 살아 있음을 느끼게 했다.
"그래, 그렇게."
서연의 목소리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다. 두 남자의 움직임이 그녀의 말을 흩뜨렸다. 그녀의 몸 안에서 두 남자가 서로 다른 방향을 채우고 있었지만, 그 타이밍이 정확히 겹치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 서연의 내부가 오그라들며 두 개의 길을 동시에 조였다.
민혁은 그 조임을 느끼며, 이 순간이 지난번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지난번에 그는 뒤에서 도윤을 의식하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에서, 서연의 몸과 도윤의 몸 사이에서, 그는 그 둘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따라가면서도 자신만의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도윤이 그녀의 뒤를 채우는 동안, 민혁은 그녀의 앞에서 자신의 깊이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서연의 신음이 점점 더 커졌다. 그 신음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것이었고, 방 안의 어두운 공기를 일렁이게 했다. 민혁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피가 흐르고 있는 그 자리를 바라보았다. 붉은 액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흐름이 멎지 않고 계속될수록, 도윤의 움직임이 더 거칠어졌다. 그리고 민혁도 그 거친 움직임에 자신의 속도를 맞추지 않고, 오히려 그 속도 위에 자신의 힘을 더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성기가 서연의 몸 안에서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마다, 민혁은 이 밤이 끝나고 난 뒤 자신이 무엇이 될지, 그 질문을 잠시 접어두었다. 지금은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다만 그가 앞에서 채우고 있는 이 몸, 그리고 뒤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그 움직임, 그 둘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가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이 그를 붙잡고 있었다.
도윤의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그가 뒤에서 밀어 넣을 때마다 서연의 엉덩이가 앞으로 튀어나왔고, 그 충격이 민혁의 성기까지 전해졌다. 두 사람의 리듬이 어느 순간부터 정확히 맞물리기 시작했다. 도윤이 밀어 넣는 순간 민혁이 당기고, 민혁이 밀어 넣는 순간 도윤이 당기는 방식으로. 서연의 몸이 그 사이에서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앞뒤로 길게 늘어나고 줄어들었다.
서연의 손이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호흡이 짧고 빠르게 끊어지기 시작했다. 민혁은 그 호흡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이 절정에 가까워지는 신호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내부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마치 어떤 파도가 밀려오기 전에 먼저 물살이 움직이는 것처럼.
"나, 곧……"
서연이 말을 끝맺지 못했다. 도윤이 그 순간 더 깊이, 더 가파르게 밀어 넣었고, 그 충격에 그녀의 말이 흩어졌다. 민혁도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앞에서 한 번에 깊게 밀어 넣으며 서연의 골반을 자신 쪽으로 당겼다. 두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하는 그 힘, 그 힘이 서연의 몸 안에서 정점을 향해 모여들었다.
서연의 등이 활처럼 휘어졌다. 그녀의 입이 열렸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잠시 동안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도윤의 움직임이, 민혁의 움직임이, 그리고 시계의 초침이.
그리고 그녀의 몸이 크게 떨리며 절정에 이르렀다.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방 안을 채웠다. 그 신음은 단어가 아닌, 몸에서 튀어나온 순수한 파동이었다. 그녀의 내부가 강하게 오그라들었고, 두 남자의 성기를 동시에 조이며 그 힘을 하나로 모았다. 민혁은 그 조임을 견디기 위해 숨을 참았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했다.
도윤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서연의 똥꼬에서 거칠게 밀어 넣은 마지막 순간, 그의 몸이 긴장하며 사정하는 것이 민혁에게도 느껴졌다. 민혁도 그 순간에 맞춰 앞으로 깊이 밀어 넣으며 사정했다. 두 사람의 사정이 거의 겹쳤다. 서연의 몸 안에서 두 개의 뜨거운 흐름이 동시에 퍼져 나갔다.
서연의 숨이 짧게 끊어졌다. 그녀의 손이 시트를 놓고, 민혁의 가슴에 닿았다. 손바닥에 땀이 맺혀 미끄러웠다. 그녀의 몸이 천천히 이완되며 침대 위로 무너져 내렸다. 민혁도 그 위에서 천천히 물러나 옆으로 누웠다. 도윤도 마찬가지로 뒤에서 빠져나왔다.
방 안에 거친 숨소리만이 가득 찼다. 세 사람의 호흡이 각자 다른 리듬으로 방 안을 움직였다. 민혁은 천장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서연이 옆에서 등을 침대에 대고 누운 채 숨을 고르고 있었고, 도윤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잠시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시트 위에는 서연의 허벅지에서 흘러내린 붉은 액이 어두운 얼룩으로 남아 있었다. 민혁은 그 얼룩을 바라보았다. 도윤이 들어갔던 그 자리에서 피가 났고, 그 피가 이 시트에 번져 있었다. 그 사실이 아직 민혁의 가슴속에 어떤 울림을 남기고 있었다.
도윤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떨어진 옷가지를 집어 걸치며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문이 닫히고, 물이 트이는 소리가 들렸다.
방 안에 민혁과 서연만 남았다. 둘 사이의 침묵은 도윤이 있을 때의 침묵과는 다른 종류였다. 더 사적인, 그래서 더 무거운 침묵이었다.
민혁이 서연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는 여전히 등을 침대에 댄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 것처럼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민혁은 그 옆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엔 내가 네 앞에 서 있을게."
서연이 고개를 돌려 민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이 그의 눈을 정확히 마주쳤다. 어떤 웃음도 떠오르지 않은, 진지한 눈동자였다.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그때 누가 뒤에 서 있을지 정해야지."
민혁은 그 말을 듣고 숨을 멈추었다. 그녀의 말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었다. 누가 뒤에서 그녀를 채울 것인가, 누가 민혁의 자리를 대신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 자리가 어떻게 규정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민혁이 앞에 서는 밤, 그녀의 뒤에 서 있을 사람이 도윤이라면, 그것은 지금과 같은 배치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운다면, 이 관계의 지형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민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연도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도윤이 돌아오기 전까지, 서로의 눈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시선 안에 수많은 질문이 담겨 있었다. 어떤 것은 대답할 수 있었고, 어떤 것은 아직 너무 먼 곳에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질문이 이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놓여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도윤이 물기를 닦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침실로 돌아왔다. 그는 세수한 얼굴로 두 사람이 누워 있는 침대로 걸어와 침대 가장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그의 몸에서 비누 향이 났다.
셋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민혁이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았고, 서연이 그 옆에서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었고, 도윤이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금 전에 그들이 함께 겪은 시간이 이 침묵을 채우고 있었다.
도윤이 먼저 웃었다. 소리 내어 웃은 것은 아니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며 얼굴에 어떤 익숙한 표정이 번졌다.
"한 번 더?"
그 말이 방 안에 떨어졌다. 민혁은 그 말을 듣고 천장을 바라보던 시선을 도윤으로 옮겼다. 도윤은 여전히 웃고 있었는데, 그 웃음에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그 장난기 뒤에 어떤 진지함도 함께 자리 잡고 있었다. 서연이 먼저 반응하지 않고 민혁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다시 마주쳤고, 그 시선 속에는 방금 전의 질문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민혁은 그 시선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도윤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서연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 조용한 움직임이 이 침실에서 어떤 대답을 대신했다.
도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웃었다. 그리고 침대에 눕기 위해 자세를 바꾸었다. 아직 이 밤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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